제주산 제품을 중국에 500억원어치를 수출하겠다고 약속한 중국의 녹지그룹이 지금까지 고작 1억6000만원을 이행하는데 그쳐 도마 위에 올랐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28일 성명을 내고 이에 대해 “영리병원과 드림타워 추진을 위한 미끼 약속이었나”며 “원희룡 도지사는 투자진흥지구 해체를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원희룡 지사는 이날 오전 취임 3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3년간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 대규모 투자자본에 대해 제주도민 80% 채용, 지역업체·지역주민들과 연계 가능한 경제협력구조의 틀을 만들었다”고 내세웠다.
하지만 주민자치연대의 문제 제기 한 가지만을 보더라도 ‘경제협력구조의 틀’을 만들기는 만들었는지, 만들었다면 그 틀이 작동하기는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만 가득한 실정이다.
주민자치연대는 먼저 “원희룡 도지사와 실·국장, 황민캉 녹지코리아 회장과 동건봉 사장, 도내 수출 유관 기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14년 12월 18일 제주도청에서 제주도-녹지그룹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는 점을 거론했다.
업무협약 내용의 일부는 녹지그룹이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수산물과 1차 가공식품 등을 그룹 내 유통망을 통해 2015년에 30억원(1500만 위안)어치를 비롯해, 늦어도 2020년까지 500억원(2억5000만 위안)어치를 수입하겠다는 것이다.
또 녹지그룹은 제주산 수출 품목을 더욱 확대하고, 녹지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는 호텔을 포함해 호텔 78곳에 제주산 상품을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주민자치연대는 제주도청에 정보공개를 청구, 제주도정과 녹지그룹 간에 체결된 수출업무협약에 따른 연도별 이행 실적 현황을 받아본 결과, 이러한 협약은 “제주도민들을 기만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날을 세웠다.
“녹지그룹 수출 이행 실적 자료에 따르면, 협약 다음해인 2015년 1월 12일 제주상품에 대한 수출은 단 한 차례에 진행된 뒤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또 액수도 1억6000만원이 전부이고, 이는 2015년 30억원 수출협약을 이행하지 않은 것인 데다, 2016~2017년에는 수출실적이 단 한 건도 없다는 것이다.
주민자치연대는 2014년 협약은 언론에도 대대적으로 보도가 됐으며, “이후 실적 부진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보완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것이 제주도정의 답변이었다”고 문제 삼았다.
주민자치연대는 “당시 원희룡 지사는 녹지그룹 측의 약속에 대해서 ‘녹지그룹이 참여하는 헬스케어타운 사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드림타워 사업도 제주도민과 기업이 윈-윈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에서 원희룡 도정 역시 협약 이후 사실상 약속 이행을 방치한 것이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정은 녹지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헬스케어타운 사업을 2010년에 투자진흥지구로 지정하면서 2014년 기준으로 세금을 총 148억원 감면해줬다는 것.
주민자치연대는 원희룡 지사를 향해 “당시 500억원 수출 약속을 빌미로 녹지그룹 영리병원 사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그 약속이 사실상 폐기된 상황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도민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녹지그룹의 협약사항뿐만 아니라 사업 전반에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