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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와 전쟁선포, 제주가 참고할 선진국의 사례는?

  • 이영섭 gian55@naver.com
  • 등록 2017.05.16 17:50:24

청정제주가 올봄들어 계속되고 있는 중국발 미세먼지의 공습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민들의 건강도 문제거니와 청정제주를 기대하고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육지에 별다를 것 없는 대기질에 큰 실망감을 안고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한라산이 자취를 감췄다


이에 원희룡 제주도 지사는 지난 8일 열린 주간정책회의에서 미세먼지를 집중 현안과제로 선정하고 특별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며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미 도의 최대 현안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던 전기차 보급확대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도내 미세먼지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과 관리를 위해 KT와 손잡고 도내 KT기지국과 전화부스, 전신주, 주민센터, 버스정류장 등에 대기질 측정장치를 설치하기로 했다. 기존 몇몇 측정소에 의존하던 대기질 정보 수집을 이제 도민들의 생활범위 내에서 광범위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때마침 새롭게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 역시 후보 시절부터 공약해온 미세먼지 관련 정책들을 하나하나 추진중이다.


제주도가 추구하는 전기차 특구와 신재생에너지산업 육성 등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의지를 밝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노후 화력발전소에 대한 한시적 가동중지와 중국과의 미세먼지 문제를 정상급 의제로 격상시키는 등의 미세먼지 대응책을 발표했다.


▲ 한시적 운영중단 조치가 내려진 노후 화력발전소


이처럼 미세먼지에 대한 대응이 대한민국 전체의 우선순위로 설정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제주의 사이에 장벽을 세울 수는 없어도 미세먼지에 대한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해 제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공언한 원희룡 지사의 의지가 어떤 식으로 표출될지에 대해 도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에 앞서 미세먼지와 스모그 등으로 고민했던 선진국, 그리고 전세계 최악의 대기오염물질 생산국이자 피해자인 중국의 사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영국의 사례를 살펴보자.


지난 1952년 12월 영국에서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대참사가 발생했다. 급격한 산업화로 석탄사용량이 위험수위에 도달한 가운데 겨울 들어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각 가정에서 난방용 석탄 사용량이 급증하며 석탄연기에서 발생한 아황산가스가 대기와 만나 황산으로 돌변, 시민들을 습격했다. 이것이 바로 런던 스모그 참사라 불리는 사건이다. 이로 인해 약 4,000명의 런던 시민이 사망하고 10만여명이 호흡기 질환을 앓은 것으로 집계됐다.


▲ 런던 스모그 사건 당시 사진


이후 영국은 1956년 공기정화법안을 제정하고 지금까지도 스모그와의 전쟁을 계속해나가고 있다.


영국이 추진하고 있는 미세먼지 대응책 중 주목해볼만한 것으로는 '피존 에어 페트롤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도심지 주변에 사는 비둘기에게 미세먼지 감지기를 부착시켜 거기서 측정된 미세먼지 등 각종 오염물질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빗물을 저장했다가 미세먼지가 심한 날 고층빌딩 옥상 등 높은 곳에서 빗물을 살포해 먼지를 가라앉히는 방법을 사용중이다. 적용범위가 한정적이지만 비교적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땅속에 코일을 묻어 정전기장을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미세먼지를 해결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강력한 정전기를 발생 미세먼지를 특정지점으로 끌어모은 후 폐기시킨다는 개념이다.


▲ 정전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제거장치를 설명하고 있는 네덜란드 발명가 로세가르더


마지막으로 아시아 전역에 걸쳐 발생하는 대기오염의 주범이자 피해자인 중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 미세먼지에 뒤덮인 자금성


급속한 산업화와 난방용 석탄사용 등으로 최악의 대기질을 보이고 있는 중국에서는 자동차 배기가스 감소를 위한 적극적인 전기차 보급정책 외 연간 1,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인공강우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 등에서 사용된 이 인공강우 기술은 대기중의 구름에 비를 만들 수 있는 응결핵과 빙결핵 등을 뿌려 인공적인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경기도가 추진하려다 포기한 사례가 있다.


그 외 스모그를 정제시킬 수 있는 화학물질과 미세먼지 필터를 장착한 드론을 띠워 대기중의 오염물질을 제거하려는 시도 또한 중국에서 시도되고 있다. 같은 원리로 고정된 형태로 설치되는 미세먼지 제거탑 또한 여러 기관에서 연구중이라 알려졌다.


▲ 드론을 이용한 미세먼지 제거방법도 연구중이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인도와 중국 등에 이어 전세계 최악의 대기질을 보이고 있는 국내, 그 중에서도 청정 제주라는 브랜드 가치를 지켜내야 하는 제주도가 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난해보인다.


도민들의 건강과 관광도시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내기 위해 제주도정이 내놓을 미세먼지 대응책은 무엇일지, 원희룡 지사의 말처럼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제주만의 의지를 담은 대응책이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 도민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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