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9 (금)

  • 구름많음서울 25.3℃
  • 맑음제주 26.1℃
  • 맑음고산 23.9℃
  • 맑음성산 25.6℃
  • 맑음서귀포 25.7℃
기상청 제공

인터뷰·칼럼


FTA에 대한 평가,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 해서는 안 된다

  • 등록 2017.03.21 15:30:37

- 허창옥 제주도의회 의원 -

 

지난주 한 중앙언론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를 근거로 한미 FTA 발효 5년이 지난 지금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이 확대되면 국내 농가들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였던 것으로 드러났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요지는 한·FTA 발효 이후, 국내 농가의 소득이 증가했다는 것으로 전체 농가의 평균소득이 20153,722만원으로 FTA 발효전인 2011(3,015만원)보다 23.4% 증가했고, 특히 미국산 쇠고기와 경쟁한 축산농가의 소득은 4년 사이에 66.1%나 상승했다는 기사였다.

 

이 기사를 접한 필자는 매우 중요한 사실이 간과되는 것 같아 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 평균 농가부채는 지난 20152,722만원으로 FTA 발효전인 2011(2,604만원)보다 4.5%만 상승하여 소폭 증가했으나, 제주지역의 경우 20113,104만원에서 20156,185만원으로 99%나 증가했다. 이것은 농업의 특성에 따른 자본적·생산적 부채 증가로 특히 투자비용이 높은 축산업의 경우 조류독감과 구제역, 돼지열병 등 여러 요인에 의한 피해 발생을 감안해 볼 때, 축산농가의 소득상승에 대한 주장에 동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FTA무서운 이유는 협약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는데다가, 세율이 감소됨에 따라 수입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양허세율 적용이 완료된 이후에야 그 영향을 확인 할 수 있다는 점이다. , 적어도 10년은 지나야 피해를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FTA처럼 5년이 지난 시점에서 농업분야의 소득이 증가했다는 식의 평가는 상당히 위험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 수치화가 어려운 간접피해까지 고려한다면 살펴봐야 할 사항이 하나 둘이 아니다.

 

실제로 대한민국이 처음으로 맺었던 칠레와의 FTA를 분석해 보면, 체결 전 농수산물의 수입규모는 5천만 달러 수준이었는데, 양허세율 적용에 따라 수입규모가 증가하여 2011년에 31천만달러 규모로 6배 이상 증가된 점을 감안한다면, 단기간에 나온 수치를 가지고 FTA 를 평가하는 것은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고 이야기하는 것과 다른 바 없다는 생각이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