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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 어떻게?

1. 불합리·비효율 대중교통체계, 땜빵 30여년

제주도정은 지난해 11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안을 내놓았고, 시행 시기는 오는 8월로 잡았다.

 

개편안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에 의견 수렴과 준비작업을 거쳐 8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면서 조기에 연착륙하도록 보완해 나가겠다는 게 제주도정의 계획이다.

 

제주도의 대중교통체계 개선은 지난 30년여 교통여건이 변화하고 문제가 발생하는 데 따라 그때그때 땜빵 식으로 단편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는 그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대중교통체계 개편 작업은 단순히 시설 개선을 통해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 제주도민 전체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대사업이다. 어떻게 개편하려 하고 있고,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이고, 또 우려되는 문제점은 무엇일까?


 

10대중 9대는 자가용

 

먼저 개편 추진 배경을 보겠다.

 

제주도청 교통안전과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제주도 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총 467,243대다. 이중 역외세입차량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도내에서 운행되는 차량은 351,506대이다.

 

역외세입차량은 자동차 등록지는 제주도인데 운행지역은 도외인 리스차나 렌터카 등을 말한다. 세수 확충 차원에서 실시하는 제도이다.

 

201612월 말 현재 제주도 인구는 641,597(외국인 제외)에 세대수는 266,972가구다. 그러면 역외세입차량을 제외한 순수 도내 운행 차량은 1인당 0.55, 1.82명당 1, 세대당 1.31대 꼴이다. 전국 평균은 1인당 0.42대로, 제주도민의 1인당 및 세대당 보유대수가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용도별로는 351,506대중 자가용이 310,613대로 전체 차량의 88.3%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10년간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증가율은 7.7%인데. 이중 승용차 증가율이 10.1%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제주도청에서 의뢰해 한국교통연구원과 제주발전연구원이 공동 수행한 대중교통체계 개편 실행용역보고서를 보면, 제주도의 교통수단 이용률 면에서는 승용차 이용률이 그 어느 지역보다 높은 43.5%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대중교통인 버스 이용률은 불과 10.1%, 전국 평균 25.9%보다 한참 낮다. 과다한 승용차 이용으로 교통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

 

그 배경에는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대중교통체계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게 교통 관련 행정부서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로 인해 개별 교통수단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심화되고, 교통혼잡에 따른 통행시간과 물류비용 증가, 그리고 환경오염 등의 부정적 효과가 가중되고 있다.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대중교통체계가 문제

 

제주도정과 용역 수행기관이 지난해 차량이 정체되는 구간을 대상으로 버스 통행속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가장 밀리는 제주시 노형오거리에서 우편집중국 사거리까지 구간은 하루 종일 시간당 10~11에 불과했다.

 

승용차의 경우 제주시 오라오거리에서 제주종합경기장 입구 사거리까지 구간은 저녁 퇴근 시간대에는 시간당 불과 9.

 

이밖에도 정체가 심한 광양사거리-KAL호텔 사거리 구간, 원노형-제일고등학교, 제주일보 사거리-삼무공원 입구 등에서 밀리는 시간대의 주행속도는 시간당 10~15에 불과했다.


 

대중교통 운행실태를 보면, 시내버스 노선은 중복 및 굴곡이 매우 심하며, 주요 지점을 곧바로 연결하는 노선이 드문 실정이다.

 

그리고 시외버스의 상당 부분은 도심지역에서 시내버스와 동일 구간을 운행하고 있다. 또 불안정한 배차간격, 운행 정시성 미확보, 극심한 굴곡노선, 잦은 정차로 인한 완행 운행 등으로 이용자의 불편이 심각한 지경이다.

 

버스업계 측면에서는 공동배차제로 인해 불규칙한 운행이 만연하고, 업계간 불필요한 경쟁 및 경영 개선의지 약화 등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게 지적되는 주요 문제점이다.

 

이렇다보니, 제주도청의 ‘2016 제주 사회조사 및 사회지표조사에 따르면, 제주도민이 바라는 대중교통 개선 방향은 노선 증설, 배차간격 조정, 운수종사자 친절 및 안전운행 등 세 가지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에 덧붙여 갈수록 자가용 이용이 일반화되다보니 갈아타지 않고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가야 한다는 제주도민의 의식 역시 일반화된 실정이다.

 

이에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체계 구축을 통해 제주도민과 관광객 등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킬 패러다임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라는 게 이번 개편안을 내놓은 제주도정의 생각이다.

 

개편 효과는? 실행 가능?

 

제주도정은 개편 주안점을 버스 노선체계 개편, 요금체계 및 운송업계에 대한 지원체계 개선, 서비스 제고 등 3가지에 두고 있다.

 

노선체계 개편 및 버스 증차에 따른 효과로는 버스 평균 배차가격 현재 65분에서 개편 후 34분으로 31분 단축, 1일 운행횟수 3,856회에서 5,001회로 1,145회 증가, 평균 통행시간 27분에서 17분으로 10분 단축, 그리고 노선 굴곡도 및 중복도 완화와 환승률 제고 등을 기대하고 있다.

 

제주도정은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에 더해 차고지증명제 전면 시행시기, 즉 모든 차종과 제주도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한 시행 시기를 당초 계획했던 202211일보다 36개월 앞당긴 201871일로 지난달에 변경했다.

 

제주도정은 대형 승용차 차고지증명제를 지난 200721일부터 제주시 동()지역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이어 올해 11일부터는 중형 승용차까지 확대했고, 그로부터 1년 반 뒤 모든 승용차에 더해, 제주도 전 지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주도청 교통 담당 부서에서는 차고지증명제 실시 목적은 차고지 확보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차량 구입 부담을 높임으로써 차량 소유를 억제하고, 동시에 주차장 확충 효과를 높이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에 더해 차고지증명제 전면 시행의 목적 및 목표는 타당하고, 준비는 제대로 할 수 있고, 과연 실행 가능하기는 하고, 또 바라는 바대로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쓰레기 정책하나만 해도 극심한 논란과 반발을 일으키며 쓰레기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빗발치는 마당에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바꾸어야 하는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어떻게 진행되고, 또 어떤 결과를 낳을까?

 

사회정책 면에서든 아니면 개인의 개인사에 대한 중대한 결정이든 간에 확실성에 대한 믿음이나 성과에 대한 기대 뒤에는 엄청난 혼란과 고통이 따랐다. 개인이나 사회에 폭넓은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개발할 때에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으므로 신중해야 한다.

 

(기사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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