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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칼럼


황희정승의 「누렁소와 검은소 이야기」

  • 등록 2016.11.02 10:52:45

전영순 외도주민센터 주무관

 황희(黃喜, 1363~1452)는 누구에게나 청백리이자 명재상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며 조선조 최장수 재상이다. 그는 정치 일선에서 원칙과 소신을 견지하면서도 때로는 관용의 리더십을 발휘하여, 건국 초기 조선의 안정에 기여했다.

 

 황희정승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도 많은 일화가 있다. 그 중에서 황희정승의 청렴에 대한 이야기로는 그가 세상을 하직했을 때에는 장례비용을 걱정해야할 정도로 청빈했다는 이야기를 보면 그분의 청렴은 알만하다. 최근 뇌물 수수, 공금 횡령 등 각종 부정·비리로 어수선한 사회 현실 속에서 그의 품행이 남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당연하다.

 

 황희 정승과 관련된 일화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누렁소와 검은소’ 이야기다. 공직자는 물론 일반인들이 가슴 깊이 새기고 살아야 할 삶의 교훈이 깃들어 있다. 황희 정승이 젊은 시절 시골길을 가는데 누렁소와 검은소가 일하고 있기에 농부에게 어떤 소가 일을 잘하는지 물었단다. 그러자 농부는 귀엣말로 누렁소가 일을 잘 하는데 검은소가 들으면 서운해 하니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일러 주었다. 그는 미물조차 제 험담하는 소리는 알아듣는다고 두려워한 농부의 마음가짐을 한평생 실천하여 일인지하 만인지상에서 청백리 정승으로 이름을 남겼다.

 

 그의 공평무사함과 삼가는 생활신조는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이 갖추어야 할 큰 덕목이 아닐 수 없다. 황희 정승은 우리에게 진정한 공직자의 모습과 행실을 온몸으로 보여 주고 있다.

 

 어쩌면 그도 조직의 한사람으로서 무수한 시기와 질투로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그러함에도 18년 동안 영의정으로 재임할 수 있었던 것은 청렴한 생활과 관용, 모나지 않은 성숙한 인격 수양이 큰 버팀목이 된 것은 아닌지 싶다.

 

 우리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비행이 드러나는 작금의 풍경 속, 황희 정승 같은 위대한 인물이 더욱 그리워진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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