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9 (금)

  • 구름많음서울 21.7℃
  • 맑음제주 26.0℃
  • 맑음고산 24.5℃
  • 맑음성산 26.1℃
  • 맑음서귀포 26.0℃
기상청 제공

인터뷰·칼럼


자기배려의 윤리 청렴

  • 등록 2016.10.07 17:46:06

전미경 제주시청 여성가족과

제주시 공무원들은 매일 청렴과 동거한다. 출근해서 모니터를 켜면 가장 먼저 청렴퀴즈와 마주하고 내부 메신저에 접속하면 청렴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송되어 대화를 기다린다.

 

그뿐만이 아니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퇴근 전에는 간부공무원과 시민정책 자문위원의 청렴다짐 메시지가 방송되고, 청렴교육, 청렴기고 등 각종 청렴시책으로 청렴윤리가 공직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생성될 날을 기대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 정치인과 철학자들은 자기배려의 기술을 삶의 실천 윤리로 구성하고자 노력했다. 자기배려는 타인의 시선에 의존하여 그들의 기준에 맞추려 노력하는 자기검열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자기 내면을 성찰하고 다양한 실천의 과정을 통해 외적인 힘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기 삶을 창조하는 윤리를 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조금 어렵지만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자기배려란 수신(修身)을 통해 마음이 욕망으로 치닫지 않도록 조율하는 기술인 것이다. 이러한 자기배려는 재물과 명예 혹은 권력을 탐내지 않도록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청렴윤리에 닿아있다.

 

자기의 주체성이 강조되는 자기배려는 언뜻 생각하기에 타자와 관계 맺지 않고 홀로 고립된 삶을 지향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자기배려의 기술에는 타인의 말에 대한 경청, 자신의 행위에 대한 성찰과 글쓰기, 타인과의 솔직한 대화 등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라는 타인과의 관계망이 전제되는 청렴에서 자기배려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자기배려는 요즘 말하는 휴식이나 힐링을 넘어선 적극적 자기 돌보기이다. 자기를 배려한다는 것은 수동적 쉼이 아닌 외부로부터 오는 억압과 구속에 맞서 싸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이 청렴하려면 때로는 청정한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고, 가까운 사람들과 불편하게 되는 상황을 감내하기도 해야 한다. 이때 자신의 옳음을 지켜주는 것이 자기배려인 것이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특별한 보상이 없어도 스스로 즐겁게 일하는 것은 자신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자신을 배려하며 산다는 것은 주체적으로 삶을 산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이처럼 자기를 배려하며 주체적으로 일을 할 때 제도나 시스템의 모순으로 인한 무력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니 자기를 배려하기 위해 청렴하라!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