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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기, 결국 모든 주차면 설치로 가야

  • 이영섭 gian55@naver.com
  • 등록 2019.01.28 10:13:01

지정주차제 시행으로 전기차충전기 앞 내연기관 차량 차지

한 번 충전에 400km 내외를 주행할 수 있는 신차종의 출시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전기차의 보급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제주 지역의 경우 지난 2018년 12월 10일 기준, 전체 자동차등록대수 384,575대 중 전기차는 15,531대로 4.03%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도 8,088대에 대한 지원금 지급이 확정됨에 따라 올해말이면 8%에 가까운 수치까지 올라설 전망이다. 차량 10대 가운데 1대는 전기차인 세상이 오는 것이다.


이렇게 전기차 대수가 증가하자 충전기를 둘러싼 사용자 간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공용 충전기 사용을 놓고 벌어지는 도민과 도민, 혹은 관광객과의 신경전은 결국 충전시비로 인해 고의로 상대방을 들이받는 안타까운 사고로까지 이어지고 말았으며(제주대학교병원 충전시비 관련 사고), 공동주택에 설치된 충전기를 놓고도 입주민 간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 공용충전기 앞을 차지한 내연기관차, 올해부터 이에 대한 단속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안정적 운행을 위한 기본조건인 공동주택 내 홈충전기의 경우 전기차 사용자와 비사용자 간 분쟁으로 인해 국민혈세가 낭비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전기차 보급 초기, 공동주택 내 충전기 설치를 놓고 입주민 간 분쟁이 벌어졌다면 최근에는 이미 설치된 충전기에 대한 운영방법을 놓고 갈등이 벌어지며 사용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경기 지역 한 아파트에서는 부족한 주차면으로 인해 지정주차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기차충전기 앞 주차면을 일반 내연기관차가 차지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정주차제가 없던 상황에서 주차장 한 구석에 전기차충전기를 설치했는데, 지정주차제를 설치하며 전기차충전기 앞 주차면에 전기차 우선배차를 하려 했으나 형평성에 대한 논란이 일며 결국 무작위 추첨방식으로 진행, 일반차량이 전기차충전기 앞 주차면을 배정받게 된 것이다.



▲ 공동주택 내 설치된 부분공용 충전기가 입주민 간 갈등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전기차충전기 앞 주차면을 전기차에 우선배차하는 것도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국민세금을 이용해 아파트 내 입주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충전기 설치비용을 지원했는데, 특정 전기차만 주차할 수 있게 되면 사실상 개인용 충전기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아파트 내 전기차 숫자가 갈수록 증가할 수밖에 없음을 감안하면 미봉책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공동주택 내 설치된 충전기를 놓고 벌어지는 문제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은 미온적이라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공동주택은 사유지이므로 정부가 나서서 규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인데, 아무리 사유지라해도 국민세금이 투입된 자원에 대해서는 정부가 나서서 분쟁의 씨앗을 방지해야 한다고 전기차 사용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처럼 공동주택 내 충전기를 놓고 입주민 간 갈등이 벌어지고 혈세가 투입된 충전기가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을 방지하는 한편 갈수록 증가하는 전기차 숫자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결국 모든 주차면에 충전기를 설치하는 방법뿐이다.


기존 고정형 충전기의 경우 대당 설치비가 150만원에 달해 불가능하므로 이에 대해 설치비를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는 제품의 출시가 필수라 할 수 있다.



▲ 충전기 설치비용을 낮춰 모든 주차면 설치를 목적으로 출시된 전기차충전기 제품들


현재로서는 공동주택 내 전기 콘센트, 혹은 전용 콘센트를 설치해 운영할 수 있는 이동형충전기 정도가 대안이라 할 수 있으며, 이 외에도 기술개발을 통해 모든 주차구역에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방안을 업계가 내놓아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이용해 충전기 설치를 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이윤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업계의 기술개발이 필요하며, 정부 역시 전기차 몇 대, 충전기 몇 대 보급 등 눈에 보이는 목표달성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충전기 설치와 관리를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 정비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전세대 전기차충전기 설치를 홍보하고 있는 신축공동주택 분양홍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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